'저 푸른 초원 위에, 그림 같은 집을 짓고..'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꿈꾸는 삶. 초원 위로 말과 양이 뛰어다니고 한가롭게 산책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.<br /><br />하지만 2013년 대한민국에서는 집을 짓기는커녕 초원을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대다수다. 회색빛 건물 속에서 모니터만 바라본 사람에게 그 노랫말은 그저 사진 한편에 나오는 꿈같은 이야기 같기만 하다.<br /><br />그래서 두 남자가 대한민국 연인들에게 녹색의 싱그러움과 '힐링'을 경험할 수 있는 데이트 코스를 추천한다.<br /><br />경부고속도로 안성나들목에서 38번국도 동쪽 농협 안성교육원 방면으로 나가면 벚꽃 나무 사이로 입구가 열린 독일풍 건물을 만날 수 있다. 이 곳은 드넓은 초원 속에서 말과 양, 염소 등과 함께 한 나절을 지내볼 수 있는 '안성 팜랜드(Farm Land)'.<br /><br />이곳은 본래 1964년 한국과 독일 정부가 국내 낙농발전을 위해 마련한 농협중앙회 한독낙농시범목장이었다. 이후 주변을 가꾸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결합돼 지금의 팜랜드가 됐다.<br /><br />그래서인지 독일풍 건물양식인 '도이치빌(Deutsch Ville)'에 들어서면 예쁜 꽃이 아닌 마늘, 파 등 각종 농작물을 키우는 화분이 먼저 손님을 반긴다. 화려하거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, 이색적인 분위기가 농장과 묘하게 어울린다.<br /><br />농장내 길을 따라 조금만 걷다 보면 우리 주변으로 동물들이 무리지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. 그런데 관람객들은 너도나도 제약 없이 동물들을 쓰다듬고 함께 사진을 찍는다. 소의 울음소리에서 따온 '무무빌(MooMoo Ville)'에서는 양, 염소, 말 등 가축으로 분류된 다양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. <br /><br />또한 초원에 방목돼 길러지고 있는 소와 말에게 먹이를 주는 것도 특이한 체험 중 하나다. 무무빌 한편에 있는 공연장에서는 원반을 던지면 애완견이 받는 프리스비(Frisbee)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. 이곳에서는 하루 3번, 국내 프리스비 챔피언이었던 견공의 수준 높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. <br /><br />그 밖에도 실내외에서 말을 직접 타볼 수 있는 승마체험장과 국궁, 네발 자전거 등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. 이 체험 프로그램들은 모두 유료다.<br /><br />바람개비가 빙글빙글 도는 길을 따라 언덕으로 올라서면 팜랜드의 초원 '미루힐(Miru Hill)'이 드넓게 펼쳐진다. 진녹색의 호밀밭과 오처드 그라스(가축 사료로 쓰이는 풀)로 뒤덮힌 이 초원은 노래나 사진으로 우리가 막연하게 그려보던 장관을 실제 눈 앞에 구현해 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.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탁 트인 초원을 걸으면 도시에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금세 날아가는 듯하다.<br /><br />호밀밭 사이로 난 길에서 초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면 찍기만 해도 화보가 된다. 초록을 배경으로 원경, 근경 모두 예쁘게 나온다. 초원 중간에 멋지게 서있는 미루나무와 함께 찍는 것도 팁이다.<br /><br />호밀은 가을에 파종해 겨울을 견디는 작물이기에 다른 곳에서 아직 볼 수 없는 푸르름을 팜랜드 초원에서 경험할 수 있다. 4월에서 6월이 진녹색 호밀밭 초원을 즐기기 가장 좋은 시기다. 초원인 만큼 여름에는 그늘이 없어 쉴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을 참고해야겠다.<br /><br />초원 중간에 난 여러 길을 따라 걸으며 '힐링'을 경험하자면 한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. 초원을 한 바퀴 도는 트랙터 마차(유료)를 이용하면 더욱 편하게 관람할 수도 있다. <br /><br />팜랜드는 도시락을 이용해도 좋고 안성 인근의 맛집에서 식사해도 좋다. 하지만 두 남자는 팜랜드 내 있는 셀프식당에서 한우를 직접 구매해서 먹는 방법을 추천한다. <br /><br />팜랜드 내에 있는 식당가를 이용하면 농협에서 유통하고 있는 최상급 국내산 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. 부위별, 등급별로 나뉘어 있어 선택하기도 편리하다. 마켓에서 한우를 구매한 후 셀프 식당에서 상차림비만 내고 구워먹으면 거품 없는 가격으로 한우를 즐길 수 있다. 국내산 돼지고기도 있으니 취향에 맞게 골라 먹으면 된다. <br /><br />한우의 양은 2인 기준 4만 원이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수준이다.